X-H2 Impression
후지필름 X-H2는 APS-C 카메라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인상적인 카메라입니다. APS-C 포맷에 빠진 부분을 채워주어 모든 면에서 풀 프레임 카메라와 비견할 만한 카메라이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수많은 사진가가 기다려온 카메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사용할 때 당장 RAW 파일을 열 수 없어서, 일단 촬영부터 하면서 각 이미지의 특징에 맞춰 후지필름 X-H2의 기능을 조정해야 했습니다. 필름 시뮬레이션, 색과 톤 곡선을 조정해 디테일을 좀 더 주도적으로 통제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그림자를 강조하고자 할 때 이런 부분이 중요했는데요. 이 모든 설정 덕분에 RAW 파일에서의 추가 조정에 의존하지 않고도 JPEG 파일의 색상을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픽셀 시프트 기능은 작업 속도를 훨씬 높여주기 위해 개발된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이 있어서 풍경 사진을 여러 번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사물이 움직이지 않을 때나 느린 속도로 움직일 때 유용했어요. 이번에는 픽셀 시프트 이미지가 많았습니다.
후지필름 X-H2의 포커싱 시스템은 X-2HS에서 파생된 것으로, 정밀하고 빠르고 더 정확해졌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액션 사진 위주가 아니라, 동영상 모드의 포커스 기능을 더 많이 사용했습니다. 확실히 포커싱 시스템이 낮은 조도에서나 사물 추적 면에서나 X-T4보다 훨씬 좋아졌습니다.
스틸 이미지 외에 8K Process HQ F-Log2로 고화질 영상도 찍을 수 있었는데, 디테일이 살아 있고 무척 광범위한 종류의 빛을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에 나온 빛은 완전히 자연광입니다. 후지필름 X-H2가 디테일을 전부 포착하지 못한 장면도 많았지만, 후지필름 X-H2의 기능성은 인상적입니다.
치앙마이에서 가장 유명한 몇몇 사원에서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사원 안은 붉은색, 금색과 은색 색조로 가득합니다. 모든 사원이 다 크고 정교하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여기서는 노스텔직 컬러 모드를 쓰자 아름다운 색조가 구현되었습니다. 후지필름 X-H2는 그림자 디테일이 훌륭하고, 빨강과 주황색 색조가 특히 완벽합니다. 사진에 찍힌 사물이 움직임이 없거나 천천히 움직이는 경우, 픽셀 시프트 20 샷으로 촬영해 1억 6천만 화소로 합칠 수도 있었습니다.
포커스 브라케팅은 세 사원의 사진을 촬영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능이었습니다. 블러 없이 사원의 디테일을 빠짐없이 살려내고 싶었거든요. 후지필름 X-H2에는 오토 포커스 브라게팅 시스템이 있는데, 사용이 무척 간편하고 정확도가 높아 후반 작업용으로 아껴두었습니다.
이 기간에는 폭포 물살이 아주 셉니다. 카메라에 좋은 보호용 씰을 장착하고, 렌즈를 계속 닦아내야 이미지에 습기가 차지 않습니다. 카메라 바디가 수분 침투 가능성이 높은 환경을 감당해야 하는데, 후지필름 X-H2는 방진 방습기능이 있어 사용하면서 아무런 이상이 없었습니다.
앙카 트레일은 습하고 온통 이끼가 자라난 숲속에 있습니다. 항상 나무에서 비처럼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죠. 작은 나무, 물방울, 거미줄, 곤충과 나뭇잎 등을 매크로 쇼트로 촬영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 경우 XF80mm.F2.8 Macro를 1:1로 사용했습니다. 대형 센서 카메라보다도 선명하게, 아주 작은 사물을 포착할 수 있었고, 다루기도 쉬웠습니다. 숲속에서 인물사진을 찍을 때는 XF56mm를 사용했습니다. F1.2 WR에 OIS(광학 손 떨림 보정) 기능을 작동하고, 삼각대 없이 진행했죠. 후지필름 X-H2의 7스탑 IBIS 시스템 덕분에 다른 관광객을 피해 삼각대를 펼칠 필요 없이 멋진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반파퐁피앙에서는 해가 지기 전, 논 한가운데에 등불을 들고 선 제 아내의 모습을 촬영했습니다. 후지논 XF56mmF1.2 R WR 렌즈는 f/1.2 ISO400에서 인상적인 성능을 발휘해 이미지가 매우 선명합니다. 여기서는 조리개를 전혀 줄이지 않고 사용했습니다. XF23mmF1.4 R LM WR과 XF33mmF1.4 R LM WR도 선명하고 디테일이 살아 있는 이미지를 구현합니다. 후지필름 X-H2는 아주 어두운 곳에서도 디테일을 빠짐없이 선명하고 아름답게 포착합니다. JPEG 파일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보깨오 파인트리 가든에서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XF90mmF2 렌즈를 썼습니다. 후지필름 X-H2는 녹는 듯한 효과와 부드러운 배경이 특징입니다. 픽셀 수를 늘리고 배율을 100%로 설정하자 배경이 흐려져서 좀 더 3D 같은 이미지가 연출되었습니다.
밤에 촛불을 밝힌 사진을 찍으려고 루앙 쿤 윈 사원으로 향했습니다. 등불을 사용해 사원 주변을 몇 차례 걸어서 돌아본 다음 촛불과 사원 안의 자연광을 섞어 보았습니다. 셔터 스피드는 30초로, 조리개는 f2.8로 맞추고 노출 시스템을 여러 개 사용해 빛을 섞은 촬영을 시도했습니다. 오랫동안 사용했는데도 핫픽셀 문제로 귀찮은 일이 전혀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도이 치앙다오 촬영을 위해 위앙행으로 향했습니다. 며칠 연이어 비가 왔는데도, 이날만은 드디어 별이 떴습니다. 안개가 마치 바다처럼 자욱했습니다. 별은 ISO1600, 셔터 스피드 30초, 조리개 f/1.4로 후지논 XF16mmF1.4 렌즈를 사용해 촬영했습니다. 후지필름 X-H2는 픽셀 수가 많은데도 ISO를 이렇게 높이 설정해도 노이즈 문제가 없었습니다. 후지필름 X-H2의 성능은 픽셀 수가 많은 풀 프레임 카메라와 비교해 손색이 없습니다. 촬영 내내 핫픽셀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촬영 직후 카메라에서 JPEG 파일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요. Low Light Priority EVF 시스템을 사용해서 은하수에 포커스를 맞추기 쉬웠다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도 플래시 없이 이곳의 경치를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후지필름 X-H2의 작동성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파일 품질과 카메라 강도가 뛰어나고, 고도의 디테일과 유연성도 훌륭합니다. 후지필름 X-H2는 스틸 사진만이 아니라 동영상 모드에서도, 어떤 면에서든 활용 가능한 높은 수준의 장비를 원하는 사진가에게 완벽한 정답입니다.